뉴질랜드 강진… 120명 매몰 추정 CTV건물 ‘구조 총력’

입력 2011-02-25 01:39

강진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한국 교민들의 피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무너진 캔터베리텔레비전(CTV) 건물의 ‘킹스 에듀케이션’ 어학원에 있다가 실종된 유학생 유모씨 남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 교민들 피해 및 실종된 유학생 남매=한국인이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에서 운영해 온 상점과 식당 상당수가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도심 출입 통제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는 피해를 입은 교민 돕기에 나섰다. 한인회는 피해지역을 청소하고 음식과 물을 나눠줄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다.

아직까지 유학생 남매 실종 외에 신고된 한국인 인명피해는 없다. 하지만 유학생 남매가 실종된 CTV 건물에서 이날까지 시신 47구를 발견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이 건물에 최고 120명이 매몰됐을 가능성이 커 한국인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곳 어학원에 다른 한국인 유학생이 있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유학생 11명도 이곳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유학생 20명도 이 건물에서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 학원에 등록된 어학연수생 명단엔 한국 이름을 가진 사람이 유씨 남매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종된 남매의 아버지 유모(57)씨는 현지에 도착해 “아이들의 사진을 구조대원들에게 나눠 주겠다”고 했다.

◇늘어나는 사상자 수=뉴질랜드 당국은 24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는 98명이고, 실종자는 226명이라고 밝혔다. 태국 언론들은 자국 간호 유학생 6명이 현지에서 실종됐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경찰이 이름을 공개한 사망자 4명 가운데 각각 9개월, 5개월 된 아기 2명이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눈으로 신원 파악이 힘들고, 유족 중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 사망자 명단을 전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보낸 구조대원들이 현지에 도착하고 시민 자원봉사자가 늘면서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뜻을 모은 뉴질랜드 대학생 1만여명이 복구에 참여했다. 현지 언론은 갈 곳 없는 지진 피해자에게 자신의 집이나 별장에 머물라고 제의한 주민이 뉴질랜드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지진학자들은 이번 강진이 그동안 퇴적물로 덮여 있어 발견이 어려웠던 단층선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