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수능시험, EBS 교재 연계율 2010년처럼 하려면 발표 말라”

입력 2011-02-24 21:28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주 초 청와대에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2012학년도 수능시험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수능시험과 EBS 교재 연계율을 높여야 한다. 지난해처럼 하려거든 아예 발표하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사교육 없이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한 관계자는 24일 “교육부는 지난해 수능 문항과 EBS 교재 연계율이 70%라고 발표했으나, 수능시험이 예상외로 어려웠고 70% 연계율도 믿기 힘들다는 평가들이 많았다”며 “이 대통령의 지시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EBS 강의만으로도 수능을 잘 볼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서울 도곡동 EBS 본사를 방문해 “사교육을 받지 않고 EBS 수능 강의만으로 대학을 준비할 수 있고, 학교에서 충분히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을 받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지난해 지시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과부는 이 대통령 지시 이후인 지난 16일 수능시험과 연계되는 EBS 교재수 축소, 수능 난이도를 낮춰 영역별 만점자 1% 수준 유지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수능을 쉽게 내야 한다는 점은 지적했으나, 영역별 만점자 1% 내용은 대통령 지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만점자 1% 방안에 대한 현실성 논란과 관련, “수능 전 두 차례 모의 수능을 거치면 난이도를 만점자 비율 1% 유지라는 목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대학입시가 지나치게 변별력 위주로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학들도 1, 2점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