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뺀다고…” V리그 시상 문성민 제외 논란
입력 2011-02-24 18:21
프로배구 단체인 한국배구연맹(KOVO)의 일부 상벌 규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경직돼 있어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문제의 발단은 현대캐피탈 공격수 문성민(25)이 지난 13일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서브득점·블로킹 각 3점이상)을 달성한 데 이어 공격종합 1위에 오르면서 불거졌다. KOVO는 ‘출장정지 3경기 이상 시 표창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상벌규정 9조를 들어 1라운드 6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문성민은 올 시즌 V리그와 관련된 어떤 상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즉, 문성민은 시즌 종료 후 기자단과 전문위원단 등이 투표로 뽑는 정규리그 MVP와 신인왕, 챔피언결정전 MVP 및 공격종합을 포함한 6개 기록상 후보에서 제외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문성민은 올 시즌 토종선수로는 유일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도 시상식(상금 100만원) 자체를 갖지 못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측은 “KOVO의 결정은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상벌규정의 자구해석에만 충실한 과잉해석”이라며 KOVO측에 재고를 요청했다. 현대캐피탈은 이어 선수의 품위 등을 고려해 투표로 뽑는 MVP와 신인상은 양보한다 치더라도 성적만으로 결정되는 기록상마저 수상 후보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신인드래프트에 불참한 뒤 해외리그를 거쳐 올 시즌 국내무대에 데뷔한 문성민은 KOVO 상벌위 1심에서 1억1000만원의 징계를 받은 뒤 재심을 거쳐 1000만원의 벌금과 1라운드 6게임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현대캐피탈측은 당시 재심 결정에도 반발했지만 V리그의 파행을 막고 리그가 임박한 점을 고려해 KOVO의 징계처분을 전격 수용한 바 있다.
파장이 이어지자 KOVO도 팬들의 여론과 문성민의 프로배구 기여도 등을 감안해 규정해석을 재검토해보자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신춘삼 KOVO 경기운영팀장은 “일단은 상벌규정이 존중돼야 하겠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상벌위에 회부해 다시 논의를 해 볼 생각”이라며 “기록상은 기록에 의해 자동적으로 결정되므로 9조 규정에서 제외하는 것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민은 23일 현재 공격종합부문에서 김학민(대한항공)과 가빈(삼성화재)에 이어 근소한 차로 공격종합 3위(54.16%)로 처졌지만 남은 경기 여하에 따라 1위 탈환이 가능하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