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꿈 덤불속으로… 우즈 1회전 탈락

입력 2011-02-24 18:22

타이거 우즈(미국)에게서 ‘골프황제’의 위용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열린 세계 톱랭커 64명이 겨루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64강전에서 토마스 비욘(덴마크)에 연장전 끝에 패했다.

세계랭킹 3위인 우즈는 세계 65위인 비욘에 어이없이 무너지며 1회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우즈가 이 대회 1회전에서 떨어진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두 번째다.

2009년 11월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 우즈는 이 대회를 통해 내심 재기를 노렸다. 1대1 매치플레이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우즈는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우즈는 상대 선수를 압도하는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2003, 2004, 2008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매치플레이에서 32승7패라는 놀라운 승률을 자랑해 ‘매치플레이의 사나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우즈였다.

그러나 우즈의 재기 희망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우즈는 1홀 차로 뒤지던 마지막 18번 홀에서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멋진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극적인 역전승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우즈는 티샷을 오른쪽 덤불 숲 속으로 날려버린 뒤 세 번째 샷 만에 볼을 페어웨이로 올려놓아 사실상 승부는 비욘 쪽으로 기울었다. 스윙코치 숀 폴리와 스윙을 교정하고 있는 우즈는 “티샷을 좀처럼 페어웨이에 갖다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남자골프의 양대산맥 양용은(39)과 최경주(41·SK텔레콤)는 1회전을 무사히 통과했다. 세계 48위 양용은은 64강전에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21위 알바로 키로스(스페인)를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물리쳤다. 양용은은 2회전에서 2009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스튜어트 싱크(미국·57위)와 대결한다. 46위 최경주도 레티프 구센(남아공·15위)을 1홀 차로 꺾어 2회전에서 라이언 무어(미국·42위)와 격돌하게 됐다. 32위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와 62위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1회전에서 탈락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