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도 3월 아이폰 출시… KT 독점 깨진다
입력 2011-02-24 18:22
SK텔레콤이 KT가 독점 공급해 온 애플의 아이폰을 이르면 다음 달 출시한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애플과 아이폰4 도입 협상을 마무리 짓고 최종 발표만 남겨놓은 상태다. 아이폰의 SK텔레콤 출시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SK텔레콤은 “고객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유통할 수 있다”고 항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애플도 미국에서부터 ‘1국가 1통신사업자 공급’ 원칙을 이미 허물었다.
통신업계에서는 아이폰의 SK텔레콤 출시로 그동안 아이폰을 사고 싶어도 통신사를 바꾸지 못해 갤럭시S를 선택했던 SK텔레콤의 장기 고객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장 통신업계에 판도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5를 기다리는 아이폰의 팬이 많다”면서 “아이폰4가 SK텔레콤에서 출시됐다고 당장 수요가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점은 통신사 간 단말기 독점 판매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통신사들의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다. KT와 SK텔레콤은 각각 아이폰과 갤럭시S를 대표 단말기로 내세워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미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SK텔레콤에만 독점 공급해온 모토로라가 처음으로 KT에도 스마트폰 ‘아트릭스’를 공급키로 했다. SK텔레콤에서만 출시했던 HTC와 팬택도 지난해부터 KT에 제품을 공급했다. SK텔레콤과 밀월 관계였던 삼성전자도 신제품 넥서스S와 갤럭시S2를 KT와 SK텔레콤에 동시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통신사들은 단말기가 아니라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끌어 들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통신사 간 경쟁으로 스마트폰 구입비용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KT와 SK텔레콤 중 어느 곳의 통신망 품질이 좋은지 비교하게 될 것이고 서비스와 요금제도 꼼꼼하게 따질 것”이라며 “비교가 끝나면 통신사 갈아타기가 대거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