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사태] 시위대 조여오고 가족은 망명 시도하고… 고립무원 카다피

입력 2011-02-24 18:26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딸과 며느리 등 가족이 망명을 시도하고 그의 심복들도 반정부 시위대에 참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카다피의 외동딸 아이샤를 태운 리비아 비행기가 22일(현지시간) 몰타 국제공항에 착륙하려 했으나 착륙이 불허돼 리비아로 돌아왔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당시 비행기 조종사는 공항 당국에 아이샤를 비롯한 14명을 태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몰타 정부는 예정된 비행이 아니라며 착륙을 불허했다. 아이샤는 23일 국영방송에 출연해 “나는 한결같이 이곳에 있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또 카다피의 며느리를 태운 비행기가 같은 날 레바논 베이루트 공항에 착륙하려 했으나 공항당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고 ‘레바논의 소리’ 라디오 방송이 23일 전했다. 공항당국은 이 비행기가 탑승자들의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해 허가하지 않았다. 이 비행기엔 카다피의 다섯째 아들 한니발의 부인 등 10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뿐 아니라 최측근과 군의 이반도 줄을 잇고 있다. 술레이만 마흐무드 소장이 23일 부대원들과 함께 반정부 시위대에 합세하겠다고 발표했다. 토브루크 주둔 부대를 이끌고 있는 마흐무드 소장은 “카다피는 폭군”이라며 “우리 부대는 리비아 국민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앞서 내각에서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법무장관에 이어 압델 파타 유네스 오베이디 내무장관이 23일 사퇴했다. 카다피는 22일 국영TV 연설에서 “오베이디가 배신자에게 살해당했다”고 말했지만 오베이디는 벵가지에서 “카다피가 나를 암살하려 했다”면서 반정부 시위대 지지를 선언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