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목사 "수쿠크법 숙지하지 않은 이회창 대표 발언 유감"
입력 2011-02-24 15:13
“나라를 사랑하는 충정에서 (수쿠크법안을) 반대하는 것인데 공당의 대표가 법안을 충분히 숙지하지도 않은 채 경도된 시각으로 말하는 것은 유감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연일 이슬람채권(수쿠크)법 반대운동을 펼치는 교계를 비판한 데 대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의 대응이다. 이 대표는 23일 자유선진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치권이 권력화된 교회의 힘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교회는 정치권을 협박하지 말라”고 말한 데 이어, 24일 오전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종교는 종교계에, 정치는 정치권에 맡겨두는 게 원칙이다. 교회가 낙선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길 목사는 24일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판단을 가지고 말하는 것은 자유지만 교회의 권력화를 말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길 목사는 “수쿠크법이 통과되면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평화에 유익이 안되는 단체들에 돈이 흘러갈 수 있다”며 “한기총은 앞으로 다가올 테러와 같은 무분별한 행동으로부터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 수쿠크대책특별위원장인 홍재철 목사도 수쿠크법 반대운동은 정치적 목적이 아닌 애국적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목적은 같더라도 노선은 다를 수 있다”며 “정부가 하는 애국의 길이 있고, 일반 시민이 하는 애국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사인이 아니고 공인으로서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라며 “공인으로서 무분별하게 기독교를 음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지난 17일 길 목사가 한나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수쿠크법이 통과되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배석자 중 한 명이 헤어지는 인사로 한 말이 오도된 것”이라며 “수쿠크법은 낙선운동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정정당당하게 수쿠법의 문제점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온 것도 그런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 대변인 이억주 목사도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부나 국회가 하는 것이 최종 결론은 아니지 않느냐”며 “정치가 잘못되면 유권자운동을 하고 상품이 잘못되면 소비자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는 종교계에 정치는 정치계에 맡겨두는 게 원칙’이라는 이 대표의 말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언론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수쿠크법 반대는 교회 권력화가 아니다”며 “기독교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이 대표는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