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행진… “마른수건도 짜라” 항공·해운업계 비명

입력 2011-02-23 22:06

국제유가와 원자재값 고공행진으로 관련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격 상승에 직접 영향을 받는 항공, 해운, 화학, 철강업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대한항공은 23일 현재 운영 중인 연료절감 활동을 더 강화하는 한편 유가가 쌀 때 항공유를 미리 사두는 ‘항공유 헤징’을 추가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달러 오르면 약 368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며 “지속적인 항로 단축 추진과 기내용품 경량화 등으로 연료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가가 연평균 1달러 오를 경우 107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아시아나항공도 경제속도 준수와 함께 기내 카트, 탑재물 무게 줄이기 등 연료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선박 연료비가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해운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진해운은 항로별 경제속도 운항 등을 통해 연료 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현대상선도 경제속도 적용은 물론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해 항로별로 적합한 규모의 선박을 투입, 빈 컨테이너를 싣고 다니는 일이 없도록 했다.

유가 상승이 제품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되는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 등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자재인 철광석과 철스크랩(고철) 가격 급등에 따라 철강업계 역시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t당 160달러였던 철광석 도입가가 1분기에는 8% 상승한 170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제품 생산 시 나오는 부생가스 등 폐자원 회수와 자가발전 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저가원료 활용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