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딱딱한 수학 재밌게 바뀐다… 단순암기·문제풀이 대신 실생활과 연계
입력 2011-02-23 18:40
앞으로 초·중·고교 수학에서 단순암기나 문제풀이 대신 실생활과 연계된 내용이 늘어난다. 방과후학교의 영어교육이 강화되고 민간 참여도 확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3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공교육 강화-사교육 경감 선순환 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최근 사교육비 총액이 처음으로 감소하자 후속조치로 수학과 영어 사교육비 감소를 목표로 잡고 이 같은 안을 마련했다.
교과부는 초중등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내용을 교과과정에서 없애기로 했다. 주입식·단순암기식 내용을 20% 정도 줄이고 실생활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자료를 개발키로 했다. 세부 대책으로는 ‘수학과 생활경제’ ‘기초 공학수학’ 등 실생활과 연계된 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첨단시설이 설치된 ‘미래형 수학교실’ 도입을 추진한다.
내신 평가방식도 문제풀이와 계산 위주에서 과정 중심 평가, 서술형 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특히 고등학교 수학 평가에서는 전자계산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초중고 방과후학교의 영어 교육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상반기 내로 EBSe(EBS 영어교육채널)를 통해 단계별, 수준별 방과후학교 영어 교재와 방송프로그램을 개발해 2학기부터는 모든 학교가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방과후학교도 개선된다. 교과부는 일선 학교가 자율적으로 민간기관의 우수 프로그램을 방과후학교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폐지키로 했다. 교과부는 민간위탁운영이 활발한 부산의 영어 사교육비는 전국 평균의 81% 수준으로 민간의 참여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학생의 방과후학교 수강기회도 확대된다. 교과부는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20% 수준인 39만명에게 지원하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을 올해 49만명으로 늘리고 2013년에 75만명으로 확대한다. 1인당 지원규모도 연간 30만원에서 올해 36만원, 2012년 48만원, 2013년 60만원으로 높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교과부 안의 총론에는 찬성하면서도 각론에는 이견이 적지 않았다. 특히 방과후학교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공교육의 사교육화’가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승현 정책실장은 “방과후학교는 기존에도 국·영·수 문제풀이 중심으로 운영됐는데 이를 확대하고 민간업체까지 들어오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새로운 정책을 쏟아내기보다는 기존 정책 기조가 올바른지 점검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