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 3년만에 늘었다… 합계출산율 2010년比 0.07명↑

입력 2011-02-23 18:32


지난해 출생아 수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도 2009년보다 0.07명 늘어난 1.22명으로 2001년 이후 황금돼지해라는 이유로 출산율이 급등했던 2007년을 제외하고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세로 출산을 미뤘던 가정의 출산이 늘어난 데다 최근 정부의 출산 장려책으로 출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출산 연령이 계속 늦춰지고 가임 여성 인구수가 줄고 있어 출생률 증가 추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0년 출생·사망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46만9900명으로 2009년 44만4800명보다 2만5100명 늘었다. 이에 따라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9.4명으로 0.4명 늘었고, 합계출산율도 1.22명으로 늘었다. 2007년(1.25명)을 제외하고는 2001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출산 계획을 미뤘던 가정들이 출산 쪽으로 방향을 바꾼 영향이 크다”면서 “둘째, 셋째아 등이 늘어난 것을 보면 출산 장려책 효과도 일부 있었다고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째아 수는 2009년보다 2.1%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은 각각 전년보다 7.0%, 19.3%나 늘었다.

산모의 출산 연령은 더 늦춰지는 추세다. 지난해 연령별 출산율은 20대 후반(25∼29세)이 전년보다 0.6명 줄어든 반면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은 11.9명 늘어나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1.28세로 높아졌다. 첫째아 출산 연령은 30.09세로 처음으로 30세를 넘겼다.

여기에 가임 여성(15∼49세) 인구도 계속 감소 추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가임 여성 인구가 계속 주는 가운데 주 출산 연령인 25∼39세는 지난해 13만6000명이나 줄었다”면서 “출산 연령도 상승하고 있어 향후 출생아 수가 크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사망자 수는 25만5100명으로 2009년보다 8200명 증가했다. 1994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자연 증가한 인구수는 21만5000명으로 자연증가율은 10년 전(8.2명)의 절반 수준인 4.3명에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이상 고온과 급격한 한파 등으로 사망자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