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상의 ‘우리끼리 배구’ 4강 오를까

입력 2011-02-23 22:08

우리캐피탈은 남자 프로배구의 가장 젊은 팀이다. 2008년과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김현수, 신영석, 강영준, 안준찬, 박상하 등 당시 우수선수를 죄다 모은 뒤 2009∼2010 시즌부터 정식으로 정규리그에 출전했다. 지난해에는 현역시절 ‘배구도사’로 불렸던 박희상 감독을 사령탑으로 승격시켜 이번 시즌에 돌입했다. 왼손 거포인 신인 김정환이 라이트 공격수로 가세하면서 전력이 더욱 탄탄해졌다.

지난달 16일에는 선두 대한항공을 잡는 등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4위를 지켰다. 국가대표 주전센터 신영석이 블로킹 2위에 오를 만큼 제몫을 해내고 김정환이 공격종합 9위의 활약을 보였다. 안준찬은 서브 5위, 리베로 이강주도 리시브·수비 부문에서 각각 3위에 랭크될 만큼 짜임새 있는 진용을 갖췄다. 우리캐피탈은 불과 2시즌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용병이 문제였다. 이스라엘 출신인 숀 파이가가 특히나 빠른 우리캐피탈 배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해 말 퇴출됐다. 게다가 라이트 김현수도 부상으로 4라운드나 되서야 투입됐다. 용병이 공격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다른 팀에 비해 토종들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레프트 공격수를 물색해 한국에서 테스트까지 했으나 박희상 감독은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돌려보냈다.

마침내 지난 16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2대 3으로 진 뒤 23일 현대캐피탈전에서 1대 3으로 역전패하기까지 내리 4연패, 5위(9승15패)로 떨어졌다. 4위 LIG손해보험과는 2.5게임차로 멀어지며 6위 KEPCO45와 승률이 같아졌다. 젊은 팀의 약점인 경험부족으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것. 대체용병 없이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한 우리캐피탈은 오는 27일 현대캐피탈, 내달 1일 대한항공 등 강팀과의 경기에 4위권 진입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토종만으로 한국형 빠른 배구를 선보이고 있는 우리캐피탈은 23일 홈경기에 스포츠 사각지대에 있는 복지시설 등 소외계층 어린이 1000명을 장충체육관으로 초청,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