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출작전 실패, 인질4명 피살… 소말리아 해적의 복수
입력 2011-02-23 21:27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근 한국 등 일부 국가의 인질 구출작전, 해적 사살 및 중형 선고 등을 이유로 인질들을 살해하거나 거칠게 다루는 등 ‘반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해군은 22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 인근 해역에서 피랍된 요트 퀘스트호를 기습, 구출작전을 폈으나 미국인 인질 4명 모두가 해적에 의해 살해됐다. 미 중부군 사령부는 해적 2명을 사살하고 1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영국 해군도 지난 10일 소말리아 해적이 탄 선박을 기습 공격해 3개월여 억류됐던 예멘 선원 5명을 구출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인터넷판은 각국의 과감한 기습·구출작전과 사살, 붙잡은 해적에 대한 중형 선고 등으로 인질을 대하는 해적들의 태도도 잔인해졌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몸값을 받아내려고 인질들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다.
미 해군의 구출작전 직후 무세 압디라고 밝힌 한 해적은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인질 살해는 이제 우리 규칙의 일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미국 법원이 2009년 머스크 앨라배마호를 납치했다가 붙잡혀 기소된 한 해적에게 징역 33년형을 선고한 사실이 해적들에게는 “인질을 대하는 방법을 바꾸는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해적은 영국 BBC방송에 미 해군이 해적 2명을 먼저 쐈기 때문에 해적들이 보복으로 인질들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버스터 하우즈 유럽연합(EU) 연합함대 준장은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이 피랍 선원들을 거꾸로 매달아 바닷물에 집어넣어 끌고 다니거나, 냉동고에 가두고 폭행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