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등 56곳 동반성장 성적 매겨 공개

입력 2011-02-23 18:22

내년 2월부터 국내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노력이 지수로 평가돼 공개된다. 평가대상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56곳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3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3차 전체회의를 열고 ‘동반성장지수 추진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동반성장지수는 대기업들의 표준하도급계약서 도입 여부,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 지원계획 등 협약 충실도, 동반성장 추진실적 등 협약내용 이행도, 하도급법 위반 및 임직원 물의 등을 종합 평가해 작성된다.

또 부당한 납품대금 감액 및 자료요구, 기술 탈취, 자금·연구개발·생산·판매·경영관리 분야의 다양한 기업 간 협력활동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매년 한 차례 기업별로 매겨진 동반성장지수는 등급별, 순위별 등으로 서열화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평가대상 기업은 6대 산업군별로 대표적인 기업들이 망라됐다. 전기·전자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11곳이, 기계·자동차·조선에서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등 15곳이 각각 대상이 됐다. 화학·비금속·금속 분야는 SK종합화학, 포스코, GS칼텍스 등 10곳이 선정됐고 건설 분야는 삼성물산(건설 부문), 현대건설, GS건설 등 12곳이 포함됐다.

도·소매에서는 롯데쇼핑, 신세계, 삼성테스코 3곳이, 통신·정보서비스에서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삼성SDS, LG CNS 5곳이 지정됐다.

동반성장위는 향후 평가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기로 했다.

그러나 평가 방식에 대해 대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는데다 평가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서열화하고 공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아 지수 발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전경련 등 재계는 대기업의 동반성장 성적 순위를 공개한다는 방침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다 “상생 성적은 등수가 아닌 등급으로 매겨야 하고 명단은 잘한 기업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기술협력 자금을 출연하는 등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한 대기업에는 각종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동반성장 노력을 많이 한 기업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복지정책 논란과 관련, “복지정책 확대의 실현은 재원이 뒷받침됐을 때에야 가능하며 이와 같은 대책이 없는 논쟁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