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어설픈 침입’ 사건… 난감한 롯데호텔
입력 2011-02-23 22:00
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객실 침입 사건으로 롯데호텔이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2010년 한식당에 이어 올 봄 뷔페 등을 리뉴얼 오픈했고, 지난해 러시아에도 진출해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 이런 일이 일어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23일 호텔 직원의 협조설과 관련, “국정원 직원의 뿌리칠 수 없는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내부 조사에선 확인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부에 보고도 못한 채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던 직원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덧붙였다.
롯데호텔은 투숙객의 80%가 외국 고객인데다 각국 정상 등 해외 VIP들에게 인지도가 매우 높다. 이 호텔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문의전화만 있고 예약취소 등은 없지만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빈들이 앞으로 우리 호텔을 찾겠느냐”며 허탈해했다.
국정원 직원의 특급호텔 상주설에 대해 20여년간 특급호텔에 근무했다는 한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없어졌다가 이 정부 들어 재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객실료 할인 외에 다른 어떤 특별 서비스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상식 이외의 특별 서비스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사태로 해외 체인호텔과 토종호텔의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 체인호텔의 한 관계자는 “토종호텔들은 어쩔 수 없이 정부에 협조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종호텔들은 “롯데호텔의 경우를 일반화해선 절대 안 된다. 로컬 호텔이라고 해서 손님방에 외부인을 들여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