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제역 관련 불필요한 오해 불식시켜야

입력 2011-02-23 18:10

구제역 매몰지에서 돼지 사체가 표면 위로 노출되고 침출수가 인근 하천 등으로 유출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기온이 더 상승하면 이 같은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제부터는 사후관리에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하수를 통한 장염이나 식중독 감염이다. 동물 사체에는 이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들이 존재하고 증식력 또한 매우 강하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 자료에 따르면 구제역 가축 매몰지 가운데 60%가 넘는 지역의 주민이 식수로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식수는 주민 생존과 직결된 만큼 이 지역 지하수 점검 및 수질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오해와 막연한 공포심도 경계해야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구제역과 관련한 유언비어, 괴담이 횡행하고 있다.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핏물이 나왔다거나 매몰지에서 탄저균이 검출됐다는 식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해 정부가 일부러 구제역을 퍼트렸고, 대한민국의 국운이 다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 나도는 모양이다.

지하수와 달리 수돗물은 안전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설령 원수에 침출수가 일부 흘러들었다 하더라도 여과와 침전, 염소 소독 등 몇 단계에 걸친 정화 과정에서 세균은 100% 제거된다는 것이다. 침출수가 탄저균 번식에 적당한 환경이라는 이유로 탄저병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탄저균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 샘플 검사 결과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언비어나 괴담은 심리가 불안할 때 쉽게 확산된다. 가축 매몰이 워낙 부실하게 이루어진 데다 당장 식수 문제와 결부된 사안인 만큼 주민들의 불안은 당연하다. 그럴수록 정부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적극적인 홍보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이유로 정보 전달에 소홀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기 십상이다. 아울러 국민들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