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 주변서 불량 간식 버젓이 팔다니

입력 2011-02-23 18:09

학교 주변에서 파는 어린이 기호식품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이 실태조사를 벌이기만 하면 불량식품이나 다름없는 간식이 무더기로 적발되곤 한다. 당국의 일제 조사가 시작되면 꼬리를 감췄다가 단속이 느슨해지면 예외 없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기호식품들이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대구 지역의 떡볶이는 소금덩어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소비자원은 대구 지역 16개 초등학교 주변에서 팔리는 떡볶이 16종을 조사한 결과 100g당 평균 463㎎의 나트륨이 나왔다고 22일 밝혔다. 떡볶이 1인분을 300g으로 봤을 때 나트륨 섭취량이 어린이의 하루 충분 섭취량(1500㎎)에 육박한다. 떡볶이 100g에 827㎎의 나트륨을 함유한 곳도 있었다.

식약청이 전국 11개 시·도에서 학교 주변의 간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트륨과 당 함유량이 매우 높게 나왔다. 나트륨이나 당을 장기간 다량 섭취하면 심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영세한 분식점이나 노점상 등의 위생 상태도 심각한 문제다. 이들은 보관용기나 위생기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조리·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음식이 먼지나 세균에 오염될 우려가 크다. 여름철에는 위생관리를 조금만 잘못해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분식점 주인 등은 자녀에게 간식을 만들어 준다는 심정으로 안전한 기호식품 생산과 위생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식약청과 지자체 등은 식품 제조-유통-판매 과정에 대한 단속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인체에 해로운 색소가 사용됐는지, 식품 재료가 병원성 세균에 오염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수거 검사를 하기 바란다.

학부모를 업소별 전담 관리원으로 지정해 부정·불량 식품을 모니터링하거나 칼로리 표시판을 업소에 설치해 학생 스스로 건전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하는 방안 등 일부 지자체에서 도입한 대책을 다른 지자체로 확산시킬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