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회주의 대안 팀목회, 역할·책임 분산… 사역 효율성 높여

입력 2011-02-23 18:39


팀목회(팀사역)는 흔히 슈퍼맨식 담임목사제도나 개교회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돼 왔다. 특정 개인에게 집중된 사역이나 책임을 여러 사역자들이 나눠가짐으로써 사역의 균형과 건강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팀목회의 모델은 구약성경에서는 모세를 도왔던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제도, 왕정 시대의 왕과 선지자, 제사장 등에서, 신약성경에서는 열두 제자, 바울과 바나바, 교사·목사·장로 등의 직분 구분에서 볼 수 있다. 화란개혁교회는 교회 내 담임목사-부목사 구분 없이 ‘목사’로 통칭하는 팀목회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다.

서울 녹번동 양광교회 이덕형 목사는 여러 명의 목사들이 돌아가며 담임목사를 하는 이른바 ‘북유럽식 팀목회’는 한국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담임목사에 대한 교인들의 신뢰나 기대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부교역자들에게도 담임목사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은 교인들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인 팀목회보다는 사역의 전문성을 토대로 한 기능적 팀목회가 한국 상황에 더 적합하다는 게 이 목사의 설명이다.

팀목회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사역들의 협력이 필수이고, 이를 위해서는 사역 일정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목사의 주장이다. 그렇게 될 경우 각 사역을 위한 시간 안배가 쉬워지고, 불필요한 충돌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목사는 “팀목회를 위한 담임목사의 의지, 사역자들의 동의 절차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는 팀목회가 한국교회에서 정착이 어려운 이유로 가부장적 전통 때문이 아니라 죄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팀목회를 표방한 교회에서도 자칫 성도들끼리 목회자들을 놓고 편을 가르거나 한 목회자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목회자 개인이 아무리 잘하더라도 팀목회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팀목회는 여러 사람의 장점을 활용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사역의 형태가 될 수 있다”며 “성경이 제시하는 본질로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팀목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