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얼짱 영어강사’ 레이나씨 인기 폭발… “강의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하죠”
입력 2011-02-22 22:13
선생님이 아이돌을 밀어냈다. EBS ‘얼짱 강사’ 레이나(가명·29)씨 이야기다. 그는 10대들 사이에서 인기 걸그룹 오렌지카라멜 멤버 레이나보다 더 유명인이다. EBS에서 지난 1월부터 ‘수능 외국어 듣기’ ‘외국어영역 기초 특강’ ‘고1출판사별 진도 강좌’를 맡았는데, 수강 후기가 500개를 넘는 등 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예뻐서 몰입이 잘 된다” “친절하고 상냥한 강의다” 등 호평이 줄을 잇는다. 전체 수강자 중 남학생 비율이 65% 남짓인 데서도 그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22일 서울 문정동 송파대성학원에서 그를 만났다. 긴 생머리에 청바지를 입은 레이나씨는 EBS 외국어 강좌에서 보여준 화려함과는 달리 청순하고 수수했다.
“EBS 촬영 전에 1시간 정도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해요. 50분짜리 강의를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감독님, PD님, 헤어 디자이너 등 일곱 분이 도와주세요. 모든 선생님이 빛나보이게 코디, 화장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제가 핑크색을 좋아해서 핑크 옷을 많이 주시죠. 머리띠는 강의 재미있게 하려고 제가 만들어서 갔어요(웃음).”
스무 살 때 활동한 밴드 ‘레이나’에서 이름을 따온 그는 2008년부터 대성학원에서 외국어를 가르쳐온 전문강사다. 현재 대성학원 강남, 송파, 광화문지점에서 강의하고 있는 그가 연간 담당하는 학생만 1000여명이다. 강의한 지 한 달 남짓 만에 EBS에서 레이나씨가 인기를 끌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학생들이 강사 외모 때문에 공부에 집중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런 것 때문에 이렇게 주목받는 게 좀 부담스러워요. 제 목적은 아이들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거든요. 괜히 실력 없다는 얘기 들을까봐 걱정이었죠. 하지만 주목받고 난 뒤 제자들이 게시판에 격려의 글 남겨주고 강의 듣고 성적 올랐다는 얘기 많이 해줘서 너무 힘이 됐어요.”
고려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TESOL(테솔)을 수료한 영어 교육 전문가지만 그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멋지다고 생각한 EBS 선생님이 돼서 너무 기뻐요. 여러 사람에게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