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엇갈린 보도… 중국 관영언론 ‘불씨 죽이기’-홍콩·대만언론 ‘불씨 살리기’
입력 2011-02-22 18:42
중국 당국이 관영언론 등을 대거 동원해 ‘중국판 재스민 혁명’ 움직임을 차단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지만 홍콩과 대만을 중심으로 계속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오는 27일 예정된 2차 시위를 앞두고 철저한 인터넷 검열과 언론통제에 나서는 한편 적극적인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2일 국제논단을 통해 “중국은 지난 30여년간 가장 진보한 나라이고, 국제화의 가장 큰 승리자”라면서 “이 기간 중동은 국제화 추세를 따르지 못해 가장 뒤처진 것”이라고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이어 “가장 빠른 발전추세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중국은 스스로 장악할 수 있는 방향과 리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 등도 중국은 경제발전 등에 있어 중동과 다르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중동지역 같은 혼란이 있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반면 홍콩과 대만 등에선 중국에서의 ‘재스민 혁명’을 촉구하거나 자극하는 분위기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비서였던 바오퉁은 “이번 재스민 혁명에 많은 격려를 받았다”면서 “민중들이 정의가 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보도했다. 베이징의 인권변호사 장톈융(江天勇)과 텅뱌오(謄彪)는 지난 20일 외출 후 경찰에 잡혀가거나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홍콩을 중심으로 중국 내륙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분노하고 있다.
대만 총통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중국 대륙 민중이 인터넷을 통해 시작한 ‘재스민 운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면서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중국)대륙이 민주주의, 법치에 목표를 둔 정치 개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발걸음을 가속화하고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1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주석도 “중동의 ‘재스민 운동’이 중국에서 퍼지는 건 중국 민주화 운동의 시작이며 국제적 추세의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