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리비아] “유혈진압 중단을” 국제사회 비난 고조
입력 2011-02-22 18:42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리비아 정부의 유혈 시위 진압을 일제히 비난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용납할 수 없는 유혈사태가 더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리비아 정부의 강경 탄압을 비판했다. 클린턴 장관의 언급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첫 공식 반응이다. 클린턴 장관은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폭력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리비아 정부는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같은 보편적 권리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메시지를 리비아 정부에 전하기 위해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리비아 사태에 공동 대처할 것임을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전화 통화를 갖고 폭력적 진압 중단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EU도 외교장관회의에서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비난하고 폭력과 민간인 희생을 개탄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EU는 리비아 정부에 “폭력적 시위 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양측의 자제와 포괄적이고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 리비아인 주도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우리는 이 지역에서 정치·경제적 개혁을 추구하는 국가들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말해 개혁 정도에 따른 차등적 경제 지원을 시사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성명을 내 “실비아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민간인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 사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주재 리비아 부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외신기자들을 만나 “카다피는 즉시 떠나야 하고 리비아인 살해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카다피를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주재 리비아 외교관 일동이 카다피 퇴진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