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특사단 숙소 침입 파문] CCTV에 잡힌 4명 신원파악 주력
입력 2011-02-22 18:34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남녀 3명이 침입할 때 또 다른 인물이 감시조 역할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들 4명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의 조사대상에 오른 인물은 투숙객 외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19층의 CCTV 녹화영상에서 잡힌 5명이다. 괴한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지난 21일 불러 조사한 여성 청소부를 제외하면 4명이 남는다. 특사단이 묵은 1961호에 들어간 검정 정장 차림의 남자 2명, 여자 1명은 국내외 산업정보를 수집하는 국정원 3차장 산하 산업보안단 실행팀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사건 당시 1961호 주변에는 사복 차림의 남성이 배회하고 있었다. 당초 이 남성은 호텔 직원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국정원 요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방에서 괴한과 마주친 특사단 관계자에게 항의를 받은 뒤 19층 비상통로에 숨어 있던 괴한들과 접촉했다. 이후 괴한 중 남자 2명이 1961호로 돌아와 노트북을 돌려줬다. 괴한들과 아는 사이임을 암시한다. 이들을 목격한 호텔 직원은 여성 청소부가 유일하다.
경찰은 사복 남성 등의 신원을 어느 정도 파악했으며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남성이 훈련된 정보기관 요원일 경우를 대비해 확실한 물증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은 CCTV 녹화영상을 호텔로부터 넘겨받아 보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길이 40m인 롯데호텔 신관 19층 복도 구조, 양 끝에 1대씩 설치된 CCTV 성능 등으로 볼 때 카메라가 얼굴을 선명히 포착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 보통 6㎜렌즈를 사용하는 복도용 CCTV는 얼굴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거리가 6m에 불과하고 촬영거리가 15m를 넘어가면 피사체가 흐려진다. 괴한들이 복도 양 끝에서 15m 이상씩 떨어진 가운데 10m 범위에서 주로 움직였다면 CCTV에 잡힌 얼굴은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1961호와 괴한들이 노트북을 훔쳐 잠시 숨었던 비상용 계단은 10m 이상 떨어진 범위 안에 있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