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지원, 교섭단체 대표연설… “18대 국회서 개헌 논의 안한다” 대못
입력 2011-02-22 18:21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2일 여권이 추진하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 “18대 국회에서 개헌이 논의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들이 민생대란 속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개헌 놀음에 빠져 있다”며 “개헌은 그들만의 잔치일 뿐 국민은 관심 없다. 개헌은 이미 실기(失期)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친이와 친박으로 나뉘어 생뚱맞은 개헌 논의에 몰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금 당장 진정성도, 실현 가능성 없는 개헌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과 관련해서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이 국정원 직원들로 밝혀져 국민을 황당하게 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흥신소만도 못하다’ ‘걱정원이 됐다’는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은 폐쇄적인 인사구조와 성과지상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제역 사태, 물가급등, 전세대란, 청년실업 문제 등을 거론한 뒤 “이 대통령은 총체적 실정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은 ‘대통령하기 힘들지 않다’고 했지만, 문제는 국민들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의 통 큰 결심으로 하루빨리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야 한다”면서 “남북 국회회담도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해 국회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밖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의 국회 비준 반대, 민간인 불법사찰 및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방침 등을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연설을 들어보면 과연 민주당이 대안을 갖고 정책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의심을 갖게 한다”며 “박 원내대표는 모든 거짓말을 품에 안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맹비난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노이즈마케팅에 불과한 어이없는 연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