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형님 은퇴” 발언에…여야 고성 막말정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형님 발언’을 하면서 여야 의원들이 고함을 주고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박 원내대표가 연설 마지막 즈음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국가재정은 위기에 처했다”며 “이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무엇입니까. 영일대군, 만사형통으로 불리며…”라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민간인 사찰, 포항지역 예산 1조원 확보 등을 열거한 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데 대통령과 형님만 모르고 있다”며 “이 대통령께서 아픔을 참으시고 형님을 정계에서 은퇴시켜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병석 장제원 이은재 등 친이상득계 의원들은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 “당신이나 은퇴해”라고 거세게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민주당 의원들도 “아직도 정신 못 차렸냐” “영포회는 좀 가만 있어라”라고 맞받아쳤다. 수차례 중단 끝에 연설을 마친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을 나선 뒤 “대통령 욕할 때는 조용하더니, 이 나라 권력서열 1위가 밝혀졌다”고 비아냥거렸다.

당시 이상득 의원은 본회의장에 없었으며, 추후 전화로 보고받은 뒤 “(야당이) 지금까지 하던 헛소리를 또 했다.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고 측근이 전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