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윤리연구소 창립 세미나… “담임목사-부목사는 연합해 일하는 동역자”
입력 2011-02-22 18:02
명령자와 수종자, 교육자와 학습자, 동역자 대 동역자. 한국교회에서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관계는 이 중 어디에 해당될까. 그리고 어떤 관계여야 바람직한 목회가 가능할까. 22일 경북 경산시 영남신대에서 열린 목회윤리연구소 창립 세미나는 이 답을 구하는 자리였다. 발제자들의 의견은 대체로 ‘동역자 대 동역자’로 기울었지만 세 모델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낸 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 김승호 교수는 이날 ‘담임목사와 부목사의 관계 모델 분석’ 발제 첫머리에서 “전통적으로 한국교회 내에서 담임목사와 장로들 간 갈등이 이슈였으나, 최근 목회자들 사이의 갈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각자 신학교육을 받은 시대가 다르고 서로의 임무와 권한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해석했다.
김 교수는 두 직분 사이의 모델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주종관계, 또는 일반 직장에서의 상관과 부하에 가까운 ‘명령자-수종자 모델’과 담임목사가 부목사를 훈련시키는 측면이 부각된 ‘교육자-학습자’ 모델,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사역하는 ‘동역자-동역자’ 모델이다. 김 교수는 “담임목사들은 첫째 모델, 부목사들은 셋째 모델을 선호한다”면서 그러나 양쪽 다 세 모델을 삼중적 차원에서 조화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대학 신약학 전공 이승호 교수는 ‘동역자’ 모델에 보다 비중을 둔다. 바울의 서신들에 언급된 동역자들과의 관계 분석을 통해 ‘함께 연합하여 일하는 사람’이라는 모델을 담임-부목사 관계의 이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교수는 “바울은 동역자가 자기에게 예속된 사람이라는 의식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하나님에게 동일하게 부름 받아 공동의 사명인 복음을 위해 일하는 동등한 선교 파트너의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소 이사장인 대구 내당교회 조석원 목사도 “담임-부목사는 사역을 분담한 것이지 계급 관계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둘 사이에는) 부모 자식 관계보다 더 친밀한 대화가 많아야 하며 만나면 웃고 유머를 나눌 수 있는 관계, 오해는 대화로 풀 수 있고, 항상 함께 기도하고 감사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