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선두경쟁 ‘전자랜드 폭풍’

입력 2011-02-22 23:58

잠잠했던 프로농구 선두 판도에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당초 부산 KT가 여유있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인천 전자랜드가 어느새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92대 79로 대승했다. 5연승을 내달린 2위 전자랜드는 이로써 1위 KT에 반게임차로 다가섰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프로농구 순위 싸움은 전자랜드와 전주 KCC, 원주 동부간 2위 싸움과 창원 LG, 서울 SK의 6강 경쟁으로 압축됐었다. KT의 1위 수성은 당연시됐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1위 경쟁 구도가 새로 짜졌다. 선두 KT가 지난 20일 6위 LG에 일격을 맞는 등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2위 전자랜드가 내리 5연승을 기록하며 두 팀의 승차가 반경기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22일 현재 KT는 31승12패, 전자랜드는 31승13패를 기록 중이다.

전자랜드가 1위 경쟁에 다시 끼어들게 된 것은 지난 17일 KCC전 승리의 영향이 가장 컸다. 당시 KCC는 하승진, 추승균의 활약으로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2위 전자랜드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전자랜드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무려 28점을 몰아넣어 94대 75로 대승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금상첨화로 최근 경기에서는 문태종, 서장훈, 허버트 힐의 삼각 편대가 시즌 초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KT는 정통 센터와 슈터의 부재를 조직력과 스피드로 메꾸며 1위를 질주했지만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KT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전자랜드에 3승2패로 앞서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순위 싸움에서 양팀이 동률일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맞대결에서 승리를 더 많이 챙긴 팀이 앞서기 때문에 KT와 전자랜드의 경기 차는 사실 2게임이다.

한편 LG는 창원에서 서울 삼성을 92대 81로 대파하고 3연승을 내달렸다. 6강 경쟁팀인 LG는 이로써 7위 SK와의 격차를 3게임으로 늘리며 플레이오프 6강 행진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맥없이 경기를 내준 삼성은 4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6위 LG와의 격차도 2게임으로 줄어들어 5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