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OT 이대론 안된다… 밤새 술 연세대생 콘도서 추락사

입력 2011-02-21 19:00

올해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한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연세대 건축공학과 3학년 조모(23)씨가 지난 20일 오전 8시쯤 단과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경기도 가평군 덕현리 P콘도 건물 뒤쪽에서 숨져 있는 것을 콘도 투숙객이 발견했다. 콘도 직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조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이 콘도 5층에서 떨어져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한 한 학생은 21일 “술을 억지로 강요하는 자리는 아니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술자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오리엔테이션에는 학생 30여명이 참여했으며 일부는 밤새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측은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에는 강원도 모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취한 후배를 찾으려던 선배 학생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8년에도 경기도 소재 한 대학 신입생이 오리엔테이션에서 과도하게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숨지는 일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2∼4월 대학가에서 열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음주로 사망한 대학생이 2007년 3명, 2008명 3명, 2009명 2명, 2010년 2명 등으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22일 단과대학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서강대는 학생문화처장이 학생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교수들이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해 안전사고 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술자리 위주의 오리엔테이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대학 오리엔테이션은 입시를 통과한 신입생의 해방감이 극대화되는 자리여서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기 힘들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학교나 학생회에서 철저한 사전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학생 자치활동 차원의 신입생 환영행사를 계획대로 하지만 내년부터는 사고 예방을 위해 음주 위주의 오리엔테이션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