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어급’ 대한통운 인수전 시작
입력 2011-02-21 21:38
대한통운 매각주간사 산업은행 등이 21일 포스코, 롯데 등 10여 기업에 투자안내서를 발송함에 따라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올해 창립 81주년을 맞는 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국내 대표 종합물류기업이다. 따라서 인수 시 국내 물류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힌다.
포스코는 이날 받은 투자안내서 검토와 함께 인수전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미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대한통운 인수의지를 직접 드러낸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며 입찰의향서(LOI) 접수일인 다음 달 4일까지는 인수전 참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적이다. 신동빈 회장이 M&A에 관심이 많은 데다 물류회사 인수로 얻게 될 계열사 간 동반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유통업뿐 아니라 호남석유화학 등 수출기업들도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적정 인수가격이나 구체적인 시너지효과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와 롯데그룹이 모두 다음 달 입찰의향서를 제출할 경우 지난해 포스코의 승리로 끝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이어 두 회사는 다시 맞붙게 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대한통운 분할매각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포스코의 경우 국내외 물류부문 외에 소비자들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택배부문은 사실상 필요가 없는 만큼 이를 롯데그룹 등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 업계에서는 유통 및 물류부문 계열사를 두고 있는 CJ그룹과 삼성전자 등의 물류 규모가 큰 삼성그룹도 대한통운 인수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CJ그룹 측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고, 삼성그룹 측은 관심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강한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삼성으로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통운 매각주간사들은 다음 달 5일 예비입찰에 이어 5월 13일까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