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리비아] 현지 진출 국내기업 초비상… 상황 파악도 어려워
입력 2011-02-21 18:36
리비아 사태가 격해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과 정부에 비상에 걸렸다. 국토해양부는 중동대책반을 꾸렸고, 업체들도 현지 직원 철수계획 수립에 나섰다.
21일 국토해양부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리비아 반정부 시위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진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피해 상황이 접수되고 있다.
동부에 위치한 데르나의 원건설 주택건설 현장엔 17일 지역 주민 200명이 난입했다. 이 현장은 19일에도 공격받았다. 때문에 원건설 직원들은 인근 학교와 모스크 등으로 도망쳐야 했다. 20일에는 벵가지의 현대건설과 한미파슨스 현장에 각각 강도들이 침입, 컴퓨터와 차량을 탈취하고 현장에 불을 질렀다.
이에 한국인 직원 15명은 인근 대우건설 발전소 현장으로 긴급 대피했다. 그나마 대우건설 현장은 경호 인력이 있어 피해가 없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
통신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이 본사의 불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인터넷은 19일 오전부터 통제 상태며 유선 통화도 극히 제한적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지와 전화 연결이 금방 끊어진 이후 계속 불통되고 있다”며 “현지 상황 파악이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항공권을 구하는 대로 출국할 계획이다. 또 벵가지의 현대차 딜러는 쇼룸을 폐쇄하고 매장 차량을 안전지대로 옮기는 등 업체마다 임직원과 상품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리비아는 한국의 3대 해외 건설시장으로 현재 현지에 건설사 30곳과 무역업체 등 모두 43개사 직원 1538명이 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17일 중동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23일 국토부 인력을 리비아에 급파, 인력 보호를 전담케 할 예정이다. 또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난달 이집트 때처럼 외교 당국과 협력해 특별 항공편을 보낼 방침이다.
외교 당국과 현지 공관 및 리비아 현지 국내 기업의 비상 채널을 유지하며 우리 교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