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한반도에 화해의 봄 오게 하소서’ 고려대교우목회자회 판문점 평화통일 안보 기도회

입력 2011-02-21 17:49


공동경비구역(JSA)을 통과해 차로 5분쯤 더 들어가자 아담한 교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최북단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JSA교회(강군열 목사)였다. 6·25 전쟁 이후 미군들이 막사를 이용해 예배를 드렸던 이 교회는 2004년 남한 병사들을 위한 JSA교회로 설립된 뒤, 지난해 7월 영락교회 제2여전도회의 도움으로 신축됐다. 예배당 전면에는 한반도 지도가 새겨져 있었다.

고려대학교교우목회자회(고목회·회장 이정익 목사)가 21일 이곳에서 ‘평화·통일 안보 기도회’를 열었다. 목회자와 사모 등 60여명은 남북 분단의 현장에서 두 손을 모았다. 북한이 또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식에 이들의 기도는 더욱 간절했다.

박수열(장안동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온전한 리더십을 갖추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박찬권(하나교회) 목사는 “무신론이 판치는 북한을 긍휼히 여겨 달라”고 기도했고, 천웅의(오남소망교회) 목사는 “북한의 핵무기가 녹슬게, 무용지물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구했다.

고대조찬기도회장 한상림(고려대학교교회) 목사는 시편 33장 12절을 인용한 설교에서 “하나님께서 택하시면 아무리 쓸모없는 사람일지라도 귀하게 쓰신다”고 강조하며 통일을 향한 기도운동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판문점 회담장과 안보견학관, 도라산전망대 등을 차례로 방문, 남북 분단의 현실을 체감했다.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판문점 회담장에선 북한 군인 10여명이 관람객들의 동정을 힐끔힐끔 살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부 북한 군인은 회담장 창문을 통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손광제 JSA 경비대대장은 “이곳은 8·18 도끼만행사건, 소련특파원 월남사건 등 남북 분단의 긴장감이 늘 감도는 곳”이라며 “한반도 안보 현실을 이해하고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고목회는 JSA 부대에 200만원의 위문금을 전달하며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고목회 총무 김용관(오산고 교목) 목사는 “민족 고대가 통일 고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평화통일을 준비하고 기도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움과 증오, 반목과 대립의 굴레에서 우리 민족을 해방시켜 달라”는 기도 소리가 한동안 여운을 남겼다.

파주=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