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의사였다?…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 출간

입력 2011-02-21 21:37


이황 송준길 서명응 서유구…. 이들은 조선시대 이름난 문인이자 유학자라는 것 말고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유의(儒醫)였다는 것. 조선의 사대부들은 부모나 자신의 병을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의술을 열심히 공부했다.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들녘)은 경희대 한의대 김남일 교수가 역사 속에 파묻혀 알려지지 않았던 유의들의 활동과 업적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전통의료가 민간의료 수준을 탈피해 이론적 근거를 가지게 된 것은 유의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 컸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대로 당시 의학에 대한 지식인들의 관심은 상상 이상이었다. 유성룡이 집필한 ‘침구요결’과 ‘의학변증지남’은 조선인의 체질과 의학적 환경을 파악한 저서로 평가된다. 박제가는 정약용의 ‘종두법요지’에 따라 최초로 인두법을 실시하는 업적을 남겼다.

유교적 세계관을 밑바탕으로 삼은 의술을 중시하기는 왕들도 마찬가지였다. 세조는 직접 ‘의약론’을 지었고 영조는 경종의 환후에 나름대로의 처방전을 올리기도 했다. 덧붙이자면 왕세제였던 영조가 경종에게 올린 게장과 생감이 ‘동의보감’에도 기록된 상극의 음식이었던 터라 독살설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저자는 궁중에서의 치료 활동과 대민 치료 활동, 의학교류, 유의들 간의 학술적 논쟁 등으로 유의들의 활동을 구분하고 그들이 연구했던 의학 분야에 대해서도 살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