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의 아들, 61세에 학사모 쓴다

입력 2011-02-20 19:24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독립투사의 아들이 뒤늦게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진학한 뒤 아버지의 독립운동사를 연구해 학사모를 쓴다.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 따르면 22일 열리는 이 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정치외교학과와 지역 및 복지행정학부로부터 동시에 학사학위를 받는 박정용(61)씨는 독립투사 박희광(1901∼1970) 선생의 차남이다.

박 선생은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16세 때 만주 서간도 지역 민족주의자들이 결성한 무장독립운동단체인 ‘대한통의부(大韓統義府)’에 자진 입대한 뒤 상하이 임시정부의 지령에 따라 특공대를 결성, 반민족행위자들을 암살하고 군자금 조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건국훈장 국민장(현재의 독립장)을 받은 독립투사이다.

선생은 중국 뤼순(旅順)감옥에서 20여년간 투옥돼 생활하면서 익힌 재봉기술로 양복수선업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으며 이 때문에 선생 슬하에 있던 4남1녀의 자녀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중학교 중퇴 이후 생활전선에 뛰어든 박씨는 27년 동안 구미시와 칠곡군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뒤 2002년과 2006년 차례로 고입·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