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학살 공포…"6일간 최소 200명 희생"

입력 2011-02-21 01:36

리비아에서 ‘학살’에 대한 공포가 일고 있다. 무차별 반정부 시위 진압으로 연일 사망자가 수십명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리비아군은 20일(현지시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열린 시위 희생자에 대한 장례식에서 행진하던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군은 전날도 장례식을 마치고 해산하던 시위대에 저격수를 동원, 조준 사격해 최소 15명이 숨졌다.

벵가지 병원의 한 의사는 “반정부 시위 6일간 모두 200명이 숨졌다”고 증언했다. 사망자가 3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리비아 이슬람 지도자 50명은 군에 학살 행위 중단을 호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의회를 무기한 휴회 조치했으며 다시 개회할 때 내각 주요 인사를 교체할 것이라고 친정부 신문 쿠리나가 보도했다. 정부는 권력 분산을 위한 개혁조치들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에게 리비아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호주는 군용 비행기를 보내 자국민과 유럽국가 국민을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발리 아스르 광장과 국영방송 IRIB 앞에서도 각각 1000여명과 수백명이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바레인 정부는 시위대에 대화를 제안했다. 정부는 반정부 시위의 중심인 진주(Pearl)광장에서 탱크를 철수하고 시위대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시위대 수천명은 진주광장에 재집결해 장기간 시위에 대비했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부티에서도 18~19일 이스마엘 오마르 구엘레 대통령의 3선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예멘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 알제리 등지에서도 주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