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 ‘중동 새판짜기’ 관심갖는 중국
입력 2011-02-20 19:12
그동안 중동정책에 있어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핵심전략을 유지해왔던 중국이 ‘중동 새판짜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 이상 손놓고 있기엔 중동의 변화가 너무 크고, 향후 자국의 이익과도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집트 등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석유 등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거란 계산이다.
중국은 우선 미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 등 관영언론들은 최근 미국이 이집트 이란 바레인 등지의 민주화 시위에 이중 삼중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집트에서 민주화운동이 확산될 당시에도 “이집트 일은 이집트가 결정해야 하고 외부 간섭이 있어선 안 된다”고 미국을 겨냥한 듯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18일자 국제칼럼을 통해 중동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신문은 “리모델링된 이후 중동은 중국의 개입조차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동 변화가 전 세계의 판도를 변화시키는 지금 어떤 정권이 들어서고 있는지의 문제가 중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은 변화된 중동이 중국 부흥에 더 상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빙빙(吳氷氷) 베이징대 아랍어과 부교수는 “과거 중국의 중동지역 정책들은 ‘신경 쓰지 않는’ 정책이었지만 이번 이집트 사태 등은 중국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정책으로 바꿔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에서 열린 사회관리 및 혁신토론회에서 “정보 인터넷망 관리를 한 단계 더 강화하고, 인터넷 여론을 지도하는 체제를 완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중동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최근 서방의 제재·압력을 받고 있는 이란과 130억 달러 규모의 철도건설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對)중동 교역도 갈수록 느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자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중국이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중동의 변화에 개입할 가능성은 크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