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폭행 의혹 김인혜 교수, 딸 성악과 입시때 서울대 중강당 빌려 실기연습

입력 2011-02-20 18:51


제자 폭행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서울대 성악과 김인혜(49·여·사진) 교수가 딸의 대입 실기시험을 위해 서울대 중강당을 수업 명목으로 빌려 연습장소로 사용했다는 제자의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20일 재학생과 졸업생 등 김 교수의 지도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면담·서면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성악과 졸업생 A씨는 김 교수가 2006년 1월 중순에 있었던 딸(24)의 성악과 실기시험을 며칠 앞두고 당시 조교에게 실기시험 장소인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 대여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당시 선생님이 딸에게 미리 연습을 시켜야 하니 클래스 수업(지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한다고 빌려 놓으라고 했다”면서 “이와 비슷한 경우가 한 차례 더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교수가 빌린 시간에 클래스 수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대 중강당은 407석 규모다. 음대 건물은 아니지만 매해 성악과 실기시험이 치러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수나 재학생, 외부인이 개인 용도로 중강당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성악과 재학생 B씨는 “실기시험이 입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성악과의 경우 미리 연습해 본 장소에서 시험을 본다는 것은 100%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06년 서울대 성악과에 입학한 김 교수의 딸은 졸업 후 미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김 교수에게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인터넷에는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열린 김 교수의 시어머니 팔순잔치에 김 교수 제자들이 축가를 부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카페에 올라온 ‘모 호텔 팔순잔치’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드레스를 입은 김 교수의 남녀 제자 10여명이 무대에서 축가를 부르는 모습과 독창 무대, 가면으로 분장한 두 제자가 뮤지컬 곡을 공연하는 장면 등이 들어 있다.

김 교수는 변호사를 통해 21일 답변서를 제출하겠다고 서울대에 통보했다. 서울대는 답변서와 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검토해 이르면 22일 김 교수의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 제작진은 “김 교수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면서 “김 교수의 하차와 상관없이 ‘기적의 목청킹’ 코너는 그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