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軍도 배곯아… 각국에 식량 구걸

입력 2011-02-20 21:30

북한이 최근 해외 주재 대사관이나 공관을 통해 종래 위협대상이던 외국 정부에 식량 원조를 요청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혹한과 구제역 등으로 군에서도 식량 부족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 ‘군에서도 식량이 부족해진 북한이 위협 대상이었던 외국 정부에까지 이례적으로 구걸의 손을 내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60년 만의 혹한을 겪고 있고 평균 이하의 곡물 수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발생, 주민들은 물론 군에서도 식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국 내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현재 공식적으로 식량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지원된 식량이 제대로 주민들에게 분배되고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확실한 통계는 없지만 지원된 식량 가운데 대부분이 군대로 향한 뒤 다시 시장에 돌아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상황에선 북한이 몇 달밖에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WFP는 다음달 북한 식량 상황을 최종 평가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유엔이 지난주 긴급 회의를 열고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등 15개 주요 대북 원조국에 식량 의약품 식수 등 8260만 달러어치의 대북 지원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규모는 WFP와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등 대북 인도주의 사업 기관의 대북 지원 계획을 취합한 것이고, 절반이 식량 지원에 할당돼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