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핵실험 가능성… 추가 도발 경고음 커진다

입력 2011-02-20 18:42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가 뚫리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가능한 미사일 기지가 완공됐다.” “특수부대 침투용 공기부양정을 운용할 수 있는 해군 기지가 서해 5도에 인접한 곳에 건설되고 있다.”

외신과 한·미 정보 당국 등을 통해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북한은 연초부터 대화공세를 펼쳤지만 한국 정부가 요구한 ‘진정성의 벽’에 가로막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제 지원이 절실한 북한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한·미와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강요할 수 있는 도발 카드를 준비 중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3차 핵실험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공개한 데 이어 우라늄탄으로 핵실험을 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강한 반발을 고려해 앞서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플루토늄탄을 터뜨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여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집트 등 중동 민주화에 빼앗긴 미국의 시선을 동북아로 되돌릴 수 있다. 남남갈등을 유도하고, 남한 국민에게 ‘도발 피로증’을 불러일으켜 우리 정부가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할 수 있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북한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첫 단계로 보는 한국과 핵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정책 사이에 균열도 노려볼 만하다.

도발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핵실험에 미사일 발사실험을 곁들일 가능성도 있다. 기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에 비해 규모가 3배나 큰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가능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미사일 발사 징후는 없지만 대규모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만큼 연내에 발사실험을 할 개연성은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이 실시되는 3∼4월엔 도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등의 반발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중국이 6자회담 재개에 외교적 에너지를 쏟는 상황에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는 북한으로서도 부담스럽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월 위기설, 4월 위기설 등이 나오는데 조금 앞서나가는 느낌”이라며 “현 국면을 특별히 위기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