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성 듀오 ‘욜란다 비 쿨’… “우리를 나타내는 건 얼굴 아닌 음악이에요”
입력 2011-02-20 18:17
호주 출신 남성 듀오 ‘욜란다 비 쿨(Yolanda Be Cool)’은 지난해 전세계를 강타한 댄스곡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We No Speak Americano)’ 외에 알려진 게 없다. 이 곡은 전 세계 16개국에서 댄스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이 남성 그룹은 실베스터 마리티네스, 존슨 피터슨이라는 멤버의 이름 외에 나머지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있다.
오는 26일 서울 청담동 클럽 앤써에서 열리는 ‘욜란다 비 쿨’의 내한공연은 이 그룹의 정체를 파악할 기회다.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는 ‘욜란다 비 쿨’을 최근 이메일로 만났다.
먼저 특이한 그룹명에 대해 물었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펄프픽션’에서 따왔습니다. 영화에서 욜란다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강도에게 남자 강도가 ‘욜란다, 비 쿨’(침착해)이라고 말한 장면이 나옵니다. 별 의미는 없지만, 거기서 그룹명을 지었어요.”
2009년 싱글앨범 ‘아프로 너츠’로 데뷔한 둘은 2010년 호주 인디 레이블 ‘스웨트 잇 아웃’의 DJ 겸 프로듀서 디컵(DCUP)과 공동작업한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힙합과 테크노를 절묘하게 엮어낸 곡으로 중독성 있는 리듬감이 매력이다.
“디컵과는 같은 레이블이서 서로 공연을 자주 하면서 친한 사이였어요. 어느 날 이 곡이 떠올라서 디컵에게 소개했더니, 마음에 든다며 같이 작업을 하게 됐지요.”
‘욜란다 비 쿨’은 “우리는 앞으로도 재미있고 리듬감 넘치는 테크노 음악을 만들 생각”이라면서 “우리가 즐기지 못하는 음악, 들었을 때 우리를 춤추게 하지 않는 곡은 아예 발표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그룹의 특이함은 나비 넥타이에 컨버스 운동화를 매치한 독특한 패션과 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얼굴을 가리는 포즈에서도 드러난다.
“솔직히 우리는 얼굴이 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얼굴이 부끄럽습니다. 오히려 우리들을 나타내는 것은 얼굴이 아니고 저희의 음악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는 여러 버전으로 리믹스돼 지난 1월 10일에 재발매됐다. 실력파 DJ들이 여러 색깔로 재프로듀싱했는데 각 곡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욜란다 비 쿨’은 “우리 노래가 여러 버전으로 리믹스되는 걸 환영한다”면서 “리믹스는 댄스 음악의 한 축이다. 향후 계속 리믹스될 것을 염두에 두고선 원곡을 잘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 해온 이들은 “유럽 국가 몰도바 광장에서 5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공연을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관객들이 우리의 노래에 맞춰 환호하고 춤추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면서 “한국 관객들과도 신나고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