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 건설사 습격 주민들 철수
입력 2011-02-20 18:05
리비아 데르나 지역 한국업체 건설현장을 습격한 현지 주민들이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습격이 최근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사태 재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7∼18일(현지시간) 주택 공사 현장과 한국인 근로자 숙소에 침범한 100여명의 현지인들은 19일 오후 7시쯤 모두 해산했다. 긴급 대피했던 한국인 근로자 70여명을 포함한 현장 근로자 1500여명은 공사 현장에서 약 8㎞ 떨어진 대형 예식장 임시 숙소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주민들은 근로자 숙소 3개 동에 불을 질렀으며, 규모가 큰 2개 동은 방이 한 칸씩 불탔고 작은 숙소 1개 동은 대부분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모포, MP3플레이어 등 개인 물품은 대부분 도난당했으며 주방용품은 심하게 훼손돼 취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에 습격을 당한 건설현장은 지난달 14일에도 현지인에 의해 점거가 된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번 습격이 무주택 빈민들이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일종의 해프닝성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최근 반정부 시위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건이 발생한 데르나 지역은 정부에 대한 반감 성향이 있는 곳으로 이번 습격 사건은 이 지역 반정부 시위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리비아 동부지역은 최근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27명이 숨졌고 데르나에서도 7명이 시위 도중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외교부는 데르나, 벵가지 등 리비아 동부지역에는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 나머지 리비아 지역에는 2단계(여행자제)를 각각 발령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