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600∼800m ‘한라산 둘레길’ 국비 지원 줄어 2014년 완료 난망

입력 2011-02-20 17:10

한라산 백록담을 중심으로 한바퀴 도는 ‘한라산 둘레길’이 추진되고 있으나 예산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한라산 해발 600∼800m에 국비 30억원을 투입해 한라산 둘레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를 우회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병참로 54㎞와 임도 20㎞ 등을 정비, 명품 숲길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2억9000만원을 투입해 서귀포 자연휴양림∼시오름 구간 9㎞를 정비했다. 또 올해에는 1억2300만원을 들여 영실입구∼천아오름 구간 5㎞에 대한 병참로 정비와 숲 해설판, 간이화장실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 자연휴양림∼시오름 구간은 3월 개통돼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국비 투자예산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다 전체 사업실적도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2014년까지 사업이 마무리되기 힘든 실정이다.

한라산 둘레길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병참로(하치마키 도로)와 4·3사건 당시 유적 등을 포함하고 있어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관광자원화가 기대되는 사업이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제주 올레길의 경우 해안을 끼고 있는 반면 한라산 둘레길은 원시림 속을 걷는 느낌을 주고 있어 대조적인 관광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손유원 의원은 “한라산 둘레길 조성사업은 관광사업화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그러나 올해까지 투자 예산이 4억 원 정도에 불과해 5개년 사업으로 끝낼 수 있을지 불투명한 만큼 국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좌달희 도 청정환경국장은 “한라산 둘레길 조성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사업인데도 4대강 사업 등으로 정부 예산이 조정된 것 같다”며 “산림청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