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 크리스토’에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 최현주 “한국 무대에 서면 푸근해요”

입력 2011-02-20 17:22


뮤지컬 배우 최현주(31·사진)가 ‘몬테 크리스토’로 다시 한 번 국내 팬들과 만난다. 지난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으로 1년을 살아온 그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탁월한 가창력으로 관객을 매혹시켰다. 일본 극단 시키(四界)에서 활동 중인 그가 ‘오페라의 유령’을 끝으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알려지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일본행 대신 ‘몬테 크리스토’였다. 최근 남산창작센터에서 만난 최현주는 “원래 일을 미리 계획하고 실행하는 성격이 아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끝날 무렵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고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마음을 잡아 끈 것은 음악이었다. ‘몬테 크리스토’는 ‘지킬 앤 하이드’ ‘천국의 눈물’ 등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았다. “오디션에서 불렀던 곡이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였어요.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 마음이 갔어요. 그런데 부르기에는 참 어렵더라고요.”

‘몬테 크리스토’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젊은 선원 에드몬드 단테스가 음모에 빠져 14년간 감옥에 갇혀 있다 탈출해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다. 최현주가 맡은 메르세데스는 에드몬드의 연인이었으나 그가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억지로 결혼하는 인물이다. 마음 속에서는 계속 에드몬드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다. 최현주는 “메르세데스의 지고지순함을 잘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정확히 시키 소속은 아니다. 시키는 1년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2009년부터 ‘오페라의 유령’ 때문에 한국에 와 있느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 최현주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물론 시키에서는 ‘미녀와 야수’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등에서 주역을 도맡아온 그가 돌아오길 원하고 있다. “한국 무대에 서면서 푸근함을 느꼈어요. 아무래도 일본에선 좀 더 긴장했던 거 같아요. 어느 무대에 서든 항상 따뜻함을 간직하는 배우가 되는 게 바람입니다.”

‘몬테 크리스토’는 3월 1일부터 4월 24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신성록 류정한 엄기준 차지연 등이 출연한다(02-6391-6333).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