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갑자기 손 힘 빠진다면

입력 2011-02-20 17:37


갑자기 손에 힘이 없어져 젓가락질이 어려워지고, 다리에도 힘이 빠진다면? 50대 나이에 이런 일을 겪으면 중풍에 걸린 게 아닐까 걱정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경우 중풍이 아니라 ‘경추척수증’일 가능성이 높다. 손놀림이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것은 경추척수증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다.

경추척수증은 경추부(목뼈)에서 척수가 눌릴 때 생기는 것으로, 원인은 목뼈 부위의 퇴행성 변화다. 즉, 노화로 인해 척수강 주위의 인대나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관절염 등에 의해 생긴다. 특히 선천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은 환자에게 자주 발생된다.

경추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손 저림 등의 척수 압박 증상은 오히려 노인보다는 50대에 흔하고 40대 초반에 발병되기도 한다.

경추척수증에 걸리면 손놀림이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진다. 그러나 경추척수증은 중풍에 의한 뇌 증상과 같이 말이 어눌하다거나 반신불수 등과 같은 신경장애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반면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고 좁아져 뇌에 기혈순환의 장애가 생기는 중풍은 발병 이후 언어, 시력, 청력이상, 반신불수 등의 다양한 신경장애 증상을 보인다.

또 직계 가족 중 중풍이 있는 경우 발생할 확률은 54%, 60대 이후에 걸릴 위험이 32%에 이를 정도로 중·장년기보다 노년기에 흔한 것이 특징이다.

중풍은 보통 갑자기 몸의 한쪽 얼굴이나 팔 다리 근육 등이 저리거나 힘이 약하게 느껴지고, 눈이 가끔 안 보이거나 희미해지는 전조 증상으로 시작된다.

또 눈꺼풀 경련이 자주 일어나거나 얼굴이 실룩거리고 귀에서 소리가 나면서 잘 안 들리며 두통이 생기면 오래 가는 경향이 있다. 평소 신경질을 자주 부리게 되는 편이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장기간 부정맥,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특히 기름진 음식 섭취를 삼가고, 녹황색 야채와 제철 과일을 많이 먹는 등 올바른 식습관 유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발병 전 예방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풍은 전조 증상을 보일 때의 예방 활동, 즉 적극적인 대증 치료와 섭생이 중요하다. 한방에서 중풍이 발병되기 전 단계에서 치미병(治未病) 치료에 중점을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미병 치료란 중풍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체질과 위험인자를 가려내 미리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중풍에 걸렸다면 한 가지의 특정 치료법을 고집하기보다는 한약요법, 침구요법, 한방 물리요법 등의 재활 치료와 체질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식이요법 등을 복합적으로 처방해 조기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

이정현 녹십초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