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축 자료집 ‘바로 그 교회’ 펴낸 장형준 교수, “교회 디자인 멋 보다는 기능성 살펴야”

입력 2011-02-20 17:58


교회 건축과 디자인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활동해 온 홍익대 색채학과 장형준(사진) 교수가 최근 ‘바로 그 교회’(교회건축·02-391-0232)란 제목의 교회 건축, 리모델링 자료집을 펴냈다.

“종교시설 건축에 관한 책은 많지만 교회 건축과 내부 디자인 전반을 다룬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외관은 물론 리모델링에서 인테리어, 시각디자인까지 다양한 자료를 모았고 이를 나누기 위해 책으로 엮었습니다.”

교회공간연구소·필의 대표이기도 한 장 교수는 “교회 디자인 하면 보통 시각적인 측면만 생각하기 쉬운데 바른 교회 디자인 계획은 합리적인 조형성으로 경제적이고 기능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예전에 교회가 디자인을 중시하지 않았을 때는 아주 권위적이고 무표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회 공간에 세상적인 디자인이 무분별하게 접목되면서 경쟁적으로 자극을 주기 시작했고 이젠 오히려 현란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정도입니다.”

장 교수는 교회가 화려한 디자인을 벗어버리고 순백의 영성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나친 장식을 배제함으로써 깨끗하고 순결한 이미지를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교회 내부 디자인은 하나의 큰 틀과 주제 속에 일관성을 추구해야 하며 색채를 포함한 디자인 설계가 공사에 앞서 구체적으로 계획되어야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발간한 자료집에는 조형성과 디자인이 뛰어난 50개의 국내외 교회 내·외부 사진을 컬러로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교회 디자인의 기본적인 상식과 공간 활용, 시각디자인 등 다방면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자료를 사례와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공간 활용과 공용 공간, 친교 및 문화 공간, 어린이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수록돼 있다. 조그만 상가 교회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교회 심벌과 안내사인 하나가 교회 이미지를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한국교회는 아직 시각디자인적 접근이 부족한 편인데 이 역시 급속도로 변화되리라 봅니다.”

장 교수는 교회가 디자인을 고려하기 위해 참고해야 할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색채와 조명을 잘 선택하라. 최소 경비로 최대 효과를 내며 여기서 디자인의 70%가 완성된다. 복도나 외부 색채의 경우 한 가지 색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계통 색조로 조금만 변화를 줘도 감성공간으로 살아날 수 있다.

둘째, 디자인에 세심한 배려와 정성을 더하라. 변화는 작은 곳부터 시작된다. 새신자 환영회의 새하얀 식탁보 하나, 화장실의 그림 한 점, 식당 입구의 정감어린 사인(sign) 하나가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어낸다.

셋째, 최고급의 화려한 장식은 피하라. 오히려 성도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 편하고 자주 가고 싶은 느낌을 주어야 한다.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장로이기도 한 장 교수는 “교회 디자인은 결국 은혜로운 영성을 불어넣는 촉매가 돼야 한다”며 “디자인 설계는 건축 설계와 구분되며 이를 함께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