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하는 서구 교회의 새모델이 한국 교회?
입력 2011-02-20 16:09
‘미국교회도 조만간 유럽 교회들처럼 소멸되어 갈 것인가?’
미국의 저명 기독 작가인 필립 얀시가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최근 기독월간지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미국도 기독교로부터 등을 돌리는 유럽의 길을 갈 것인가?(Is America going the way of Europe in turning its back on Christianity?)’라는 글을 기고했다. 유럽 기독교의 몰락을 전하면서 미국 교회의 미래를 진단한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얀시는 미국 기독교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독교가 유럽 교회의 길을 가지 않기 위해서는 비 서구지역 교회들의 특징들을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교회의 중보기도와 중국 교회의 고난, 아프리카의 열정적인 전도로부터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교회가 지금 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얀시는 한국 기독교의 기도 열기야말로 미국은 물론 세계 기독교계가 배워야할 유산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미국 교회가 비서구권 교회의 유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주장은 얀시뿐 아니라 미국 드류신학대학원의 레너드 스위트 석좌교수, 미국 노스우드교회 담임이자 미래학자인 밥 로버츠 목사 등도 동일하게 제기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교회들 만에 한정된 내용은 아니다. 정체 현상에 시달리는 한국 교회 역시 우리의 기도 열기를 더욱 확산시키고 중국 교회의 고난 정신과 아프리카의 전도 열정을 배우며 현장에 적용시킬 때 다시 한번 영적 분위기를 상승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 교회 내에도 ‘유럽 재 복음화’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통용될 정도로 유럽의 탈 기독교화는 극심하다. 얀시는 자신의 유럽 방문 경험을 토대로 유럽의 기독교 쇠퇴 현상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경우 100년 전만 도 전 인구 중 98%가 교회에 출석했다. 그러나 지금 네덜란드인의 교회 출석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네덜란드 교회 건물 중 절반은 없어졌다. 남아 있는 교회도 상당수가 레스토랑이나 콘도, 아트갤러리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미국 교회는 유럽 기독교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얀시는 희망적 전망의 근거로 미국 교회의 적극적인 선교와 전통을 지키는 신학교들의 존재를 제시했다. 하나님의 지상명령인 복음을 전하는 한 교회에는 소망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불변의 진리를 고수하려는 우직한 신학적 노력들이야말로 희망의 근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비록 유럽의 기독교는 명백히 쇠퇴의 길을 가고 있지만 회개와 자성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소망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얀시는 이번 칼럼에서뿐 아니라 평소에도 비서구권 교회에 세계 기독교의 답이 있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비약적인 부흥을 경험한 한국 교회는 유럽 및 미국 교회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2009년 10월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얀시는 “뜨거운 기도 열기를 간직한 한국 교회가 지속적으로 약자들과 죄인들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면 흔들거리는 세계 교회에 소망을 던져 줄 수 있다”고 말했었다.
올해 62세인 얀시는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잡지인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편집인을 맡았으며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기도’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은 어디 계십니까’ 등의 저서를 펴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