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전문가 반응 환영 속 “특목고 광풍 다시 부나” 우려도
입력 2011-02-18 23:17
교원단체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18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절대평가형 새 내신안을 조심스럽게 환영하면서도 대입 부작용 관리 및 교사 평가 객관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상대평가가 학생 간의 과도한 경쟁을 유발해 왔다는 점에서 절대평가 도입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엄정한 관리, 교사 평가권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김승현 정책실장도 “절대평가나 서술형평가 확대는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학교 수업이 바뀌기 위해서는 교사에게 수업과 평가의 자율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들이 내신을 무력화하고 특목고·자율고를 우대할 수 있다”며 “전형의 다양화, 일반고를 위한 전형을 설계하는 등의 단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새 내신안이 과거 절대평가에서 빈번했던 내신 부풀리기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강대 이욱연 입학처장은 “고교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고 상대평가가 학생들에게 너무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 때문에 절대평가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며 “원점수 및 평균, 표준편차 등 상대평가 지표들이 들어간다면 성적 부풀리기 위험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신 절대평가가 한동안 잠잠했던 특목고 광풍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동안 외국어고 등이 내신 불이익 현상으로 점차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절대평가 때문에 학생들이 다시 몰리며 사교육 과잉과 대학 독식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석차등급을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대학이 많은 상황에서 등급제 폐지는 특목고 등에 대한 우대 전형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대학의 학생선발에 대한 책무성 담보 조치를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신 절대평가가 대학의 수능 위주 학생 선발이나 본고사 부활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훈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입시가 존재하는 한 내신 절대평가는 수능 및 대학별 본고사와 연동돼 있다”며 “내신 절대평가가 수능 성적 치중 및 본고사 부활이라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종합적인 입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