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윤리부터 바로세운다”… 예장통합 ‘신뢰회복 운동’ 시동

입력 2011-02-18 17:48

목회자 윤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 교단 차원에서 자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회 전반에 퍼진 한국 교회의 나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방편이다.

오는 22일 영남신대에서 창립되는 ‘목회윤리연구소’는 이 대학 기독교윤리학과 김승호 교수와 대구 내당교회 조석원 목사 등 20여명의 신학자·목회자들이 “한국 교회 위기 상황에서 교회 본질과 대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해 목회자의 윤리적 정체성을 찾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연구소가 창립 예배 직후 가지는 첫 포럼의 주제는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어떤 관계인가?’다. 김 교수는 “본래 연구해 오던 주제이기는 하지만 첫 포럼 주제로 삼은 데는 최근 일어난 소망교회 사태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기독교 윤리 중에서 주로 사회윤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최근 목회 윤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면서 “특히 젊은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더 늦기 전에 성직자 윤리를 바로 세우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연구소 초대 이사장을 맡은 조 목사도 “최근 ‘목사’라는 직책의 사회적 위상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면서 “일부 목회자, 비인가 신학교 출신 등 때문이라고 탓만 할 게 아니라 목회자 모두가 윤리 문제를 깊이 연구하고, 철저한 기준 아래 서야 한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다음 주제로 ‘원로 목사와 후임 목사의 관계’를 다룰 계획도 있다고 했다. 이 문제가 한국 교회, 특히 대형 교회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일으키고 있으며, 소망교회 사태도 따져 보면 이 문제가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목회자 청빙, 목회지 이동, 성윤리 등 목회자들이 교회 안에서 실질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하나씩 다뤄갈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예장 통합 총회는 소망교회 사태에 대해서도 대응하기로 했다. 일단 22일에 열리는 임원회에서 강남노회와 소망교회로부터 경위서를 받아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소망교회 전 부목사가 성도에 대한 사기 혐의로 구속된 일도 경위를 파악한 뒤 “해당 부목사는 미국 국적이며 지난해 우리 교단 청목 과정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인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기독교 이미지에 미친 악영향을 생각할 때 교단의 대응이 너무 느렸다는 지적도 있다. 교단 소속의 한 목회자는 “진작 교단 차원의 자성과 회개의 메시지가 나왔어야 하는데 ‘제재의 권한은 해당 노회에 있다’는 원칙만 내세운 것이 나머지 교회와 목회자들의 이미지까지 실추시킨 격이 됐다”고 지적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