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가치 일깨운 한글성경 완역 100주년 기념 좌담 “이젠 신앙의 본질 회복 일깨울 때”
입력 2011-02-18 19:37
대한성서공회는 ‘한글성경 완역 100주년’을 맞아 지난 17일 서울 성서공회 세미나실에서 좌담회를 열고 한국 교회사 속에 드러난 기독교인의 성경에 대한 인식과 실천, 기독문화 정립을 위한 과제를 모색했다. ‘성경과 삶’을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는 김순권 성서공회 이사장, 이덕주 감신대 교수, 임성빈 장신대 교수가 참석했다. 이번 좌담회는 성경 번역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고 신앙의 본질 회복을 일깨우는 자리였다. 김 이사장은 “한글성경은 교회뿐 아니라 한글의 발전과 보급, 문맹 퇴치, 여성지위 향상 등 한국의 사회·문화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경 중심, 말씀 중심의 생활 실천은 한국 교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먼저 1911년에 한글성경 완역 출간과 성서회관 건축이라는 한국 교회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성서회관 건립으로 성경 번역, 출판, 반포의 기반을 마련해 지금까지 하나의 성서가 한국 교회에 보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한글창제 이후 한글로 방대한 문장이 집대성된 책은 성경이 처음”이라며 “유교 지식인들의 문화에 억눌려 활용되지 못한 한글을 기독교가 깨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1910년이 우리나라가 주권을 잃은 ‘절망의 해’라면 1911년은 온전한 성경을 갖게 된 ‘희망의 해’였다”며 “성경은 기독교와 한국 문화가 만나는 과정에서 맺힌 첫 열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임 교수는 “건전한 신학이 지도자에게 담보돼야 성경을 성경 되게 할 수 있다”며 “자기 방식으로 성경을 해석하면 성경을 값싼 은혜로 만들어 버린다”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현재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 직전의 유럽 교회 모습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말씀으로 돌아가는 운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종교개혁이란 성경으로 돌아가는 운동이며 성경이 명령하는 것을 삶에서 실천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주에는 대한성서공회 이사 손인웅(덕수교회) 목사와 최인식(서울신대) 김희자(총신대) 교수, 작가 김성일 장로 등이 참석해 ‘성경과 한국 교회’를 주제로 진행한 좌담회도 게재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