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예술인 생생한 이야기 담긴 책 나온다

입력 2011-02-17 19:40

예술평론가 박용구(97), 미술가 고 전혁림(1916∼2010), 연극배우 장민호(87)씨 등 한국 문화예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원로 예술인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출간된다.

국립예술자료원은 이들의 구술(口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예술사 구술 총서 ‘예술인·생(生)’(수류산방 펴냄)을 다음 달 중순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1권 ‘박용구:한반도 르네상스의 기획자’에서는 해방 이후 최초의 중등 음악 교과서 편찬, 1960년대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를 기획하고 88올림픽 개·폐막식 시나리오 집필을 총지휘한 당시의 이야기가 본인의 말투 그대로 기록돼 있다. 2권 ‘전혁림:다도해의 물빛 화가’에서는 그의 작품 세계뿐만 아니라 통영 예술계를 이끌었던 김춘수, 피난 시대에 만나 우정을 나눴던 이중섭 김환기 박고석 권옥연 등의 이야기가 짙은 경상도 사투리 속에 가감 없이 전해진다. 3권 ‘장민호: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에서는 해방 공간의 연극계와 월북 예술인에 대한 증언, 초창기 방송 시스템, 피난 시절 국립극단 운영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난해 독립기관으로 설립된 국립예술자료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기관이던 2003년부터 예술가 구술 채록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213명의 예술계 원로에 대한 구술 채록 작업을 마쳤다. 올해 하반기 2권의 책을 더 낼 예정이며 매년 2∼3권정도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신일수 원장은 “지금까지 채록한 분 중에는 돌아가신 분도 많기 때문에 그분들의 육성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의미를 말했다. 세 권의 출판기념회는 다음 달 25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