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號 전경련, 위상회복 속도낼까

입력 2011-02-18 00:28

제33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추대된 허창수(63) GS그룹 회장은 구인회 LG 창업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고(故)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GS칼텍스 허동수 회장과는 사촌형제지간이기도 하다.

경남 진주 태생인 허 회장은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은 뒤 1977년 LG그룹 기조실에 입사해 LG상사, LG화학, LG산전, LG전선 등 계열분리 전 LG그룹 내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허 회장은 95년 구자경 명예회장의 퇴임에 맞춰 구-허씨 양가의 창업세대 경영진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허준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LG전선 회장으로 선임됐으며 2004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할되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 회장에 취임했다.

허 회장은 95년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이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것과 때를 맞춰 LG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2004년 회사분할을 통해 GS그룹이 탄생하자 허씨 가문 내부의 합의를 거쳐 GS그룹 대표 자리를 맡아 왔다.

LG그룹 시절에는 동업자인 구씨 경영자들에 비해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기도 했다.

허 회장이 전경련 신임회장으로 추대됨에 따라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사의로 7개월간 공백기를 맞았던 전경련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전경련은 초대회장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에 이어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오너들이 맡아 오다 외환위기 이후 전경련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중견그룹 회장들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재계를 이끌기보다는 한낱 사교모임에 불과하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선뜻 전경련 회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회장이 바뀐 만큼 전경련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경련이 단순히 재계의 이익단체로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기반을 다지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전경련은 그동안 싱크탱크로서의 역할 변화를 모색했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과 윤리투명경영 확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이용웅 선임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