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정치색 짙은 최중경 행보

입력 2011-02-17 18:38


‘일하라고 장관 시켰는데 정치하고 있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잇단 현장 행보와 센 발언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경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17일 “청와대 경제수석 시절 지나치게 언론을 피하던 최 장관이 정작 장관 자리에 오르고선 180도 변했다”면서 “실물경제 수장이 너무 정치적으로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례로 최 장관은 15일 경기도 안산의 한 로봇업체를 방문했다. 일반적으로 장관이 일선 현장을 직접 찾아 현안을 챙기는 것은 바람직한 행보다. 하지만 시기와 장소를 들여다보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최 장관은 취임식이 열린 지난달 27일에도 첫 현장 방문지로 안산 반월공단을 찾았다. 취임 한 달도 안돼 같은 지역을 두 번이나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안산은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의 지역구다. 지경부는 지경위 소관부처다. 소관 상임위원장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누가 봐도 속이 보인다는 것이다.

지경부는 최 장관의 안산 방문과 관련, 당초 ‘최 장관이 안산을 산업융합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키운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가 ‘최 장관이 안산 산업단지를 살맛나는 문화공간으로 혁신하겠다’고 수위를 낮췄다. 지경부 스스로도 최 장관이 김 위원장을 챙겨주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최 장관이 기름값 논란과 관련해 “내가 회계사다. 직접 원가계산을 해 보겠다”고 말한 것도 행정가라기보다 다분히 정치인 같은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유산업은 자연과점 되는 부분이 있어 정부 개입이 괜찮다”는 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 발언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