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 실태조사] 이천, 부푼 돼지사체 ‘땅밖 돌출’
입력 2011-02-17 21:40
구제역으로 생매장한 돼지들이 부패 과정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매몰지 밖으로 밀려나오는 상황이 반복되는가 하면 매몰 지역 지반이 함몰되는 등 정부의 매몰지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체 팽창 및 함몰에 따른 매립지 훼손은 점차 기온이 상승하면서 늘어날 가능성이 커 구제역 2차 오염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경기도 이천시에 따르면 지난 1일 돼지 2000마리를 매립한 호법면 A농장 매몰지에서 돼지 사체가 돌출한 사례가 확인돼 4일 다시 매립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 10일 매립지에서 또 다시 돼지 5∼6마리가 밖으로 노출됐다.
지난 1월 17일에도 돼지 4300마리를 매립한 모가면 B농장 매립지에서 나흘 뒤인 21일 돼지 사체가 돌출되고 매몰지가 훼손된 것을 농장 주인이 발견해 시에 신고했다. 시는 돼지를 다시 매몰하고 배수로를 정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율면 설성면 등 매몰지 6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소를 매몰할 때는 위장 내 가스 발생을 막기 위해 살처분 때 위장을 절개해 매립하고 있으나 돼지의 경우 대부분 생매장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돼지 4500마리를 매몰한 충북 진천군의 한 야산에도 포탄을 맞은 것처럼 매몰지 곳곳이 움푹 파였다. 군은 돼지 사체가 부패하면서 지반이 함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도가 최근 매몰지 176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 보완 작업이 필요하고 8곳은 당장 보수 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천=김도영 기자